아기는 말을 하기 전, 부모의 얼굴을 통해 감정을 배운다. 특히 ‘표정 모방’은 아기 뇌의 거울뉴런을 자극해 감정이 그대로 전염되는 중요한 과정이다. 이 글에서는 엄마·아빠의 감정이 아기에게 ‘표정 모방’으로 전염되는 과학 이라는 주제로, 부모의 감정 상태가 아기 정서 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최신 연구를 기반으로 과학적으로 풀어본다.

감정은 말보다 먼저 전달된다: 아기 뇌의 ‘거울뉴런’이 하는 일
아기는 태어난 순간부터 세상을 표정과 소리, 몸짓을 통해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는 언어가 형성되지 않은 초기 발달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 교류 방식이다. 그중에서도 ‘표정 모방’은 단순히 귀여운 행동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매우 정교한 과정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아기가 부모의 얼굴뿐 아니라 감정까지 그대로 따라 하는 이유는, 뇌 속 깊숙한 곳에 위치한 거울뉴런이라는 신경세포 때문이다.
거울뉴런은 누군가의 행동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뇌에서 그 행동을 실행하는 것과 비슷한 반응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엄마가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면, 아기는 그 표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내 얼굴 근육이 반응하는 것처럼 뇌 신호가 활성화된다. 이는 단순한 모방을 넘어 “상대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능력”을 만들어내는 초석이 된다.
생후 2~3개월만 되어도 아기는 놀라움·기쁨·슬픔 같은 기본 표정을 구분할 수 있으며, 특히 부모의 표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시기 뇌에서는 감정을 처리하는 편도체와 감정 공감 능력을 형성하는 전전두피질이 동시에 빠르게 성장한다. 부모의 얼굴을 반복적으로 관찰하고 모방하는 과정이 바로 이 발달을 가속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아기의 표정 모방은 의식적 행동이 아니라, 뇌가 생존을 위해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생물학적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의 감정 상태를 빠르게 파악하고 이에 맞추는 능력은 진화적으로 매우 중요했다. 아기는 부모가 안정된 상태인지, 불안한 상태인지를 표정을 통해 감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감정 안전성을 조절한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얼굴에서 ‘긴장’이나 ‘걱정’이 감지되면 아기 몸에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부모가 편안한 표정을 유지하면 아기의 심박수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즉, 아기의 정서는 부모의 얼굴을 거울삼아 실시간으로 조율된다는 것이다.
또한, 표정 모방은 언어 발달의 기초 역할도 한다. 입 모양, 미세한 근육 움직임, 감정 표현이 점차 축적되면서 아기는 ‘의사소통’이라는 개념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나중에 말 배우기, 감정 조절, 사회성의 기초까지 연결된다.
결국 표정 모방은 단순한 ‘아기들이 하는 귀여운 행동’이 아니라, 인간이 감정을 배우고 관계를 맺는 가장 원초적이며 과학적인 방식이다. 부모의 표정 하나하나가 아기 뇌 속에서 감정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있으며, 그 과정이 바로 아이의 정서 기반을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부모의 감정이 아기에게 ‘전염’되는 실제 메커니즘
“아기는 엄마·아빠의 얼굴을 보면 바로 알아요.”
육아 경험이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느끼는 말이다. 실제로 아기들은 부모의 감정 변화를 놀라울 만큼 정확하게 포착한다. 그리고 그 감정은 단순히 표정 모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기의 생리 상태와 행동 패턴까지 변화시킨다.
감정 전염은 크게 세 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
1) 시각 인식 단계 — 부모의 표정에서 감정 단서 읽기
아기는 부모의 눈썹, 입꼬리, 눈 모양 같은 미세한 변화를 감지한다. 이때 뇌에서는 시각 피질뿐 아니라, 감정 관련 영역인 편도체(공포·불안 감지)와 미상핵(동기·흥분 상태 조절)이 동시에 반응한다.
즉, 아기는 표정의 감정적 ‘의미’를 즉각 해석하려고 한다.
2) 신경 모방 단계 — 거울뉴런 활성화
부모가 편안한 얼굴을 하면 아기의 거울뉴런도 ‘편안함’을 모방한다.
부모가 긴장하면 아기 뇌의 스트레스 회로도 비슷하게 반응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기 스스로 감정을 이해해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 뇌의 신호가 아기 뇌에서 복제되는 것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감정 전염이 빠르고 깊게 일어나는 이유다.
3) 생리 반응 단계 — 심박·호르몬·근육의 변화
아기 몸에서는 실제로 생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부모가 불안 → 아기 심박수 증가
부모가 스트레스 → 아기 코르티솔 분비 증가
부모가 미소 → 아기 혈압 안정
부모가 놀람 → 아기도 팔다리가 확 펼쳐지는 ‘모로 반사’ 유사 행동 발생
이처럼 감정은 ‘보는 것’에서 ‘느끼는 것’을 지나 ‘몸의 반응’으로 넘어간다.
특히 생후 0~9개월 사이에는 아기의 자율신경계가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의 감정이 아기 신체에 훨씬 강하게 영향을 준다. 아기의 평온함은 사실상 부모의 정서 리듬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또한, 감정 전염은 아기의 행동 패턴에도 영향을 미친다.
부모가 예민한 날 → 아기가 평소보다 칭얼거림 증가
부모가 무표정한 상태 지속 → 아기가 정서 반응 감소
부모가 따뜻한 억양을 많이 사용 → 아기가 옹알이 횟수 증가
부모가 불안해하며 안기면 → 아기도 몸에 긴장이 들어감
결국 아기는 부모의 ‘감정적 기후’ 속에서 정서 지도를 그려 나간다.
이 관계는 ‘감정 조율’이라고 불리며, 아기의 정서 안정성·애착 형성·사회성 발달의 기초가 된다.
즉, 부모가 보이는 감정은 아기의 정서 시스템을 직접 조작하는 리모컨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긍정적 정서가 만드는 아기의 안정·발달 효과
부정적인 감정이 전염된다면, 긍정적인 감정도 똑같은 방식으로 아기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이 긍정적 감정 전염은 아기의 정서 발달뿐 아니라 신체·인지·사회성 전반에 큰 영향을 준다.
1) 안전 애착 형성: “엄마·아빠는 나를 보살피는 사람”
아기가 부모의 따뜻한 표정, 부드러운 목소리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뇌에서는 안정 신호가 누적된다. 이 경험은 아기에게 ‘기본 신뢰감’으로 저장되고, 부모와의 관계에서 안정 애착을 형성하게 한다.
안전 애착을 가진 아기들은
불안이 적고
감정 조절 능력이 빠르게 발달하고
낯선 상황에서도 탐색 행동이 활발하며
이후 사회적 관계에도 안정적인 패턴을 보인다.
이 모든 기반은 결국 부모의 얼굴과 감정이 주는 안정성에서 시작된다.
2) 인지 발달 촉진: 감정이 안정되면 학습이 열린다
아기가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 있을 때, 뇌는 외부 정보를 탐색하고 학습하는 데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긍정적 감정 전염은 아기의 뇌를 ‘학습 모드’로 전환해 준다.
이때 아기에게 나타나는 변화는 다음과 같다.
눈맞춤 증가 → 사회적 지능 향상
옹알이 증가 → 언어 발달 촉진
장난감 탐색 시간 증가 → 인지 발달 가속
새로운 사람·상황에 대한 적응력 증가
따라서 부모의 안정된 감정은 단순히 기분 문제를 넘어, 아기의 학습 능력을 크게 끌어올리는 환경적 요인이 된다.
3) 긍정적 감정의 ‘예비비축’이 아기의 평생 스트레스 대응력을 만든다
생후 0~2년 동안 아기의 뇌는 ‘감정 지도’를 만든다.
이때 부모가 자주 보여준 감정적 분위기는 아기의 정서 시스템에 일종의 ‘기본값’처럼 자리 잡는다.
즉,
부모가 평소 편안하고 긍정적 → 아기의 기본 정서: 안정
부모가 자주 긴장하거나 예민 → 아기의 기본 정서: 경계
긍정적 감정이 많이 전염된 아이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는 이후의 사회성, 자존감, 문제 해결 능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4) 부모가 완벽할 필요는 없다: ‘수리된 감정 교류’가 더 중요하다
부모가 늘 웃기만 해야 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감정 교류가 깨졌을 때 다시 회복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아 잠시 표정이 굳었어도
아기가 불안해했어도
이후 다시 눈맞춤하며 “괜찮아”라는 표정을 보여준다면
아기는 ‘감정은 회복될 수 있다’는 경험을 배우게 된다.
이것이 바로 수리이며, 아이의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가장 강력한 방식이다.